2019.02.07
여름 한낮
나른해진 팔 다리
왼손잡이 손마디 힘이 샌다
왼손 따라 왼발
숨 고르는 것은
세월의 예의라던가
허리 굽혀 발아래 인사하고
허리 펴며 하늘 향해
웃는다
머리에 눌린
어눌한 목소리
겨울 문풍지같이
떨리는 마음 흔들리는 영혼
박자도 음표도 없이
숨바꼭질
앞서고 뒤서는
낯선 언어들이
허공을 맴돌며
속없이 이어간다
파킨슨씨병
그가 내게로 오던 날
장미꽃 다발 묶어 꽃 장식하고
보일 듯 아닌 듯 입 맞추는 것은
삶이 그러하듯 사랑하고
빈 가슴으로 동행하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