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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에세이 공모

청천벽력 같았던 나의 병 파킨슨

2019.06.27

  • 권*일

처음 병원을 방문하게 된 것은 2017년 초 겨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파킨슨병이란 확진이 나올지는 예상하지 못했고, 그런 병명이 있다는 소리만 들었지 나 같은 40을 갓 넘긴 사회생활을 한참 활발하게 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올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꿈만 같은 얘기였다.

 

지금도 역시 마찬가지이기는 처음 병원에서 초진을 하고, 병명을 확진하기 위한 여러가지 검사(PET CT, 뇌기능검사 등)를 진행할 당시에도, 주치의의 소견이 잘못되서 헛수고와 함께 공 돈은 쓰고 시간까지 버리고 있구나 한, 내 생각에 한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이후 1-2달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그동안 검사도 진행하고 이제 확진까지 나왔건만, 결과를 보고 정확한 병명을 주치의께서 말씀하시는 데도 그 말은 들리지 않고, 이런 돌팔이 의사가 있나 의심 까지 할 지경이었다.

 

오죽하면 주치의도 내가 파킨슨병이란 게 당황하시는 눈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 확진 당시 내 나이 고작 41세였고, 아이들은 초등학교 저학년에 직장생활도 열심히 하고 있는 그저 평범한 워킹맘일 뿐이었던 거다.

 

주치의 또한 젊은 선생님 이셔서 그러셨을까?? 아님 내가 안타까웠던 것인가?? 내가 느끼기엔 나를 너무 안타깝게 바라보고 계셨다.

 

그에 나 또한 주치의의 말을 귀로만 듣고 있었지 눈으로 직접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난 이미 영혼은 빠져나가는 느낌이었고, 두 눈에는 폭포 같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내가 파킨슨병이라고?? 이렇게 멀쩡한데?? 그날은 정말이지 병원을 나와 회사를 가기까지 어떻게 이동하였는지 모르겠다.

 

집에 계신 친정 엄마 생각이 났다. 아이들 생각도.. 아직까지 우리 엄마는 내가 저혈압 인줄 아시고, 매일 3끼먹는 약도 그래서 평생 먹어야 하는 줄 아신다. 얼마나 다행인지.. 장녀가 그것도 40초반에.. 엄마에겐 전혀 상상도 하지못할 꿈에도 생각하지 못할 일이다. 약을 먹은 지도 햇수로 3년이 되었다.

 

아직까지는 젊어서 그런가?? 아니면 마음가짐을 좀 단단하게 먹어 그런가?? 약발도 잘 받고, 생활함에 전혀 불편함도 없다. 가끔 아주 가끔 상실감 이랄까?? 뭐 그런 감정들이 한번씩 내 맘을 휩쓸지만 그도 오래가지 않아 가라 앉는다.

 

아직도 난 받아들일 수 없다. 내가 왜?? 이렇게 젊고 멀쩡하고 불편함이 없는데??

 

그렇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젊어서 내 몸에 이상을 빨리 알아차릴 수 있었고, 또 별거 아닌 거에도 캐치가 빨랐던 것 같다.

 

, 반대로 생각해보면 가벼운 몸의 이상을 피곤해서 그러려니 좀 있음 괜찮아지겠지 한, 나의 안일한 생각이 안타까웠던 것도 사실이다.

 

몇 해 전부터 내 몸은 나에게 계속 신호를 주고 있었다. 오른손이 힘도 없었고, 떨렸고, 쥐도 자주 났으며, 말은 가끔 꼬였다. 그런데 난 그 사실을 무시했던 거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를 일이다.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 이대로 일지?? 아님 언제일지 모르지만 몸상태가 안 좋아 일상생활에 불편이 찾아올지 모른다.

 

난 여전히 나 일 것이고, 내 아이들의 엄마, 내남편의 아내, 우리 엄마의 딸, 내동생의 든든한 언니, 우리 오빠의 여동생으로 변함이 없겠지.

 

그렇다면 아프건 불편하건 변함이 없다면 나 또한 그렇게 받아들이고 이겨내고 해야 한단 생각이 든다. 머리로는 다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했지만 불현듯 불안감이 밀려온다, 정신을 놓게 되는 날이 올지?? 사람은 못 알아볼지도?? 움직이지도 못할지도??

 

현재 약도 잘 받아 생활에 불편함이 없다. 글씨도 잘 쓰고 있고 컴퓨터 자판 또한 떨림도 약을 복용한 뒤로 말을 안하면 모르는 사람들은 거의 눈치를 채지 못한다.

 

나중일은 나중에 걱정하고 생각하면 또 그때는 방법이 생기겠지.. 난 지금현재를 살고 있고 현재에 충실 할 것이다. 그래서 하루하루 후회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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